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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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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괴롭히고, 항일의병 사진 남긴 '영국신사'들 “이 이토의 백마디 말보다 신문의 일필(기사)이 한국인을 감통(느낌이나 생각이 통함)시키는 힘이 크다. 그중 일개 외국인의 는 일본 시책을 반대하고 한국인을 선동함이 계속되니 통감으로서 가장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초대통감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의 언급입니다. 대한제국을 집어삼킬 야욕을 거리낌없이 펼쳐가던 이토를 괴롭힌 ‘일개 외국인’이 누구일까요. 바로 대한매일신보의 발행인인 영국인 어니스트 베델(872~1909)이었습니다.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영국 브리스톨시에 ‘베델(한국명 배설) 동상’의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저는 “일제 강점기 영국 출신의 독립운동가가 베델을 비롯해 6명에 이른다”는 보훈처장의 언급에 관심을 갖게 되..
1982년 ‘아즈텍 달력 도난’ vs 2012년 ‘고려불상 절도 사건’의 전모 1982년 6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방문한 36살의 멕시코 변호사 호세 루이스 카스타냐가 멕시코 고문서의 열람을 신청했습니다. 도서관 측은 복잡한 신원확인을 끝낸 뒤 문서가 담긴 나무상자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자료를 열람한 카스타냐가 상자를 반납하고 떠난 저녁 무렵, 도서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나무상자에 들어있던 고문서 중 14~15세기의 아즈텍 달력인 ‘오뱅 토날라마틀(Tonalamatl de Aubin)’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아즈텍 달력 도난사건의 전모 경찰이 즉각 출동했지만 카스타냐가 유유히 공항을 빠져나가 멕시코로 출국한 뒤였습니다. 두달 뒤인 8월 체포된 카스타냐는 이 고문서를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에 기증하면서 “멕시코 약탈 고문서의 첫번째 환수”라고 선언했..
부처의 가슴을 난도질하고 훔쳐간 불화…미군 사진속에 범인이 있었다 2006년 3월이었습니다. 미국 LA카운티미술관 아시아 미술실에 부임한 김현정 큐레이터는 미술관 소장품 중 한국 유물 파악에 나섰습니다. 소장품 목록을 살펴보던 김현정 큐레이터의 눈에 밟힌 불화가 한 점 있었습니다. 그것은 ‘석가여래설법도(Buddha Shakyamuni Preaching to the Assembly on Vulture Peak)’라 기록된 불화였습니다. 미술관 데이타베이스에는 없고, 흑백폴라로이드 사진만 달랑 목록에 올라있는 작품이 궁금해졌습니다. 수장고를 샅샅이 뒤져가던 김현정 큐레이터는 마침내 한쪽 구석에서 동그랗게 말려있던 ‘설법도’를 찾아냈습니다. 이역만리 미술관 수장고 한편에 놓여있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영조, 정성왕후, 사도세자를 기린 ..
1500년전 신라에서도 '이모티콘', '인터넷 줄임말' 유행했다 ‘무표정인듯, 심각한듯, 말하는 듯…. 어찌보면 뾰루퉁한 듯, 잔뜩 화낸 듯….’ 문화재청이 얼마전 경북 경산에서 출토된 ‘사람 얼굴 모양 도기(토기) 항아리’를 활용한 그림말(이모니콘) 24종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 등에서 쓸 수 있답니다. 이 ‘얼굴 항아리’는 각기 다른 표정의 세 얼굴을 드러낸 독특한 모습으로 출토되었는데요. 문화재청 공식 SNS는 유물이 출토된 2019년 말부터 프로필 이미지로 활용해왔답니다. ‘문화유산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 관념을 없애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이 ‘얼굴 항아리’는 세 얼굴로만 볼 수 없습니다. 항아리를 살살 돌리면 얼굴과 얼굴 사이에도 ‘또 다른 표정의 얼굴’이 보입니다...
이것이 1500년전 신라판 ‘이모티콘’…‘인터넷 줄임말’도 유행했었다 ‘무표정인듯, 심각한듯, 말하는 듯…. 어찌보면 뾰루퉁한 듯, 잔뜩 화낸 듯….’ 문화재청이 얼마전 경북 경산에서 출토된 ‘사람 얼굴 모양 도기(토기) 항아리’를 활용한 그림말(이모니콘) 24종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 등에서 쓸 수 있답니다. 이 ‘얼굴 항아리’는 각기 다른 표정의 세 얼굴을 드러낸 독특한 모습으로 출토되었는데요. 문화재청 공식 SNS는 유물이 출토된 2019년 말부터 프로필 이미지로 활용해왔답니다. ‘문화유산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 관념을 없애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이 ‘얼굴 항아리’는 세 얼굴로만 볼 수 없습니다. 항아리를 살살 돌리면 얼굴과 얼굴 사이에도 ‘또 다른 표정의 얼굴’이 보입니다...
'난 신일본인!' 외쳤던 이봉창, 그는 왜 일제의 '대역죄인'이 되었나 얼마전 보물로 지정된 유물 가운데 ‘이봉창 의사 선서문’이 특히 제 눈에 띄었습니다. ‘나는 적성(진심)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야 한인 애국단의 일원이 되야 적국의 수괴를 도륙하기로 맹서하나이다. 대한민국 십삼년 십이월 십삼일 선서인 이봉창. 한인애국단앞.’ 이미 보물로 지정된 윤봉길 의사(1908~1932)의 선서문과 내용이 비슷한 문서인데요. 물론 다른 문구가 있어요. 이봉창 의사(1901~1932)는 ‘적국의 수괴(일왕)’, 윤봉길 의사는 ‘적의 장교(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일본 상하이 주둔군 사령관)’ 등 도륙의 대상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런데 ‘이봉창 의사 선서문의 보물 지정’ 보도자료를 보면 고개를 갸웃 거릴 만한 사진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교과서는 물론 각종..
19세기 세계적인 'K컬처' 풍속화가…김홍도도, 신윤복도 아니었다 18~19세기 풍속화가 하면 어떤 작가가 떠오르나요. 단원 김홍도(1745~?), 혜원 신윤복(1758~?) 같은 분들을 떠올리시겠죠. 그럼 기산 김준근(생몰연대 미상)이라는 풍속화가는 아시나요. 전혀 모르시겠다구요. 그러나 반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산 김준근은 19세기 말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의 대표 풍속화가입니다. 기산의 그림은 유럽 878점, 북미 138점, 아시아 480점, 개인소장 104점 등 전세계에 무려 1600점 정도 퍼져있습니다. 한마디로 19세기를 풍미한 ‘K-컬쳐 작가’라 할 수 있죠. 주요 소장처를 볼까요.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 박물관·뮌헨 오대륙 박물관, 오스트리아 빈 세계문화박물관, 네덜란드 라이덴 국립박물관, 영국 영국박물관·도..
창경원 소풍 도시락용 돌판…1~14세기 고구려·조선 합작 천문도였다. 한국의 국보 가운데 유독 다가가기 어려운 문화유산이 몇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천상열차분야지도’입니다. 이 문화유산이 ‘천상행 열차 노선을 그린 지도’였다면 얼마나 쉬울까요. 그렇지 않으니까 문제죠. 국립고궁박물관이 27일부터 새롭게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 전시장의 문을 열었는데요. 전시장에는 조선 왕실 과학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산 45건을 전시해놓았네요. 이 가운데 압권은 역시 (국보)와 (보물), 등 3점입니다. 여기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풀어봅시다. 한마디로 말하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각(돌에 새긴) 천문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품 중 국보 ‘각석(刻石)’은 1395년(태조 3)에 돌에 새긴 천문도이고, 보물 ‘복각’은 그 천문도를 숙종 연간(17세기 말)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