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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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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은요, 원균은요”…선비가 쓴 ‘난중일기’가 전한 밑바닥 여론 임진왜란을 기록한 공식사료는 당연히 과 이겠죠.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그 어떤 이들보다 기록에 진심인 사람들이죠. 진중일기인 이순신(1545~1598)의 , 관리로서 임진왜란을 치른 류성룡(1542~1607)의 이 대표적이죠. 선조(1569~1608)의 피란길을 수행한 김용(1557~1620)의 , 의병장 김해(1555~1593)와 정경운(1556~?)의 (김해)와 (정경운), 전쟁포로로 일본으로 잡혀갔다가 돌아온 노인(1566~1622)의 등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민간인의 신분에서 전쟁 상황을 기록한 일기가 있습니다. 바로 오희문(1539~1613)의 입니다. 은 평생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선비 오희문이 임진왜란 전후로 1591년 11월27일부터 1601년 2월27일까지, 9년 3개월(3368일)간 ..
3000년전 청동기 나라 고인돌 48기, 해체 철거후 '잡석'으로 취급됐다 최근 문화유산과 관련해서 모종의 사건이 터졌죠.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2006년 김해 구산동 택지개발사업을 벌이던 중에 윗돌의 무게가 350t이나 되는 고인돌을 확인하죠. 김해시가 급기야 2020년 예산 16억여원을 확보, 고인돌 정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적(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염두에 두고 정비계획을 세운겁니다. ■의욕과잉과 무지의 소치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고인돌을 제대로 복원하겠다면서 박석을 빼내어 세척하고 강화처리 후 다시 박아넣었다는 겁니다. ‘박석(薄石)’은 ‘얇고 넓적한 돌’입니다.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무덤의 묘역을 표시하려고 이런 돌을 깔아놓은 겁니다. 이 박석 밑에는 문화유물이 존재할 수가 있습니다. ‘구산동 고인돌’은 도(경남) 지정문화재여서 유적 및 유구에 손을 ..
명품으로 치장한 '금수저' 신라공주 곁에 바둑돌 863개가 보였다 최근들어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에서는 때아닌 바둑 관련 이벤트가 잇달아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쪽샘 44호 발굴현장에서 아마 바둑기사 두 사람이 참여한 ‘천년수담-신라바둑 대국’ 행사가 열렸구요. 지난 11일에는 경주 시민들을 위한 ‘대담 신라-신라 바둑, 바둑돌’ 행사가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쪽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구요. 이상한 일 아닙니까. 신라 유적의 발굴과 조사, 연구를 담당하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왜 이런 뜬금없는 ‘바둑행사’를 벌인단말입니까. 왜 그런건지 시계를 2019년으로 돌려 보겠습니다. ■쪽빛 샘 동네의 비밀 경주 시내 한복판에 ‘쪽샘’이라는 지명이 있습니다. 쪽빛 하늘이 그대로 비치는 샘이 있다고 해서 이름 붙은 곳인데요. 그런데 이 쪽샘 지구는 4~6세기에 살..
부실한 훈민정음 '상주본'이 1조원?…꽁꽁 숨겨도 1원도 안된다 며칠전 무더위에 고구마처럼 답답한 소식이 전해졌죠. 문화재청 사범 단속반이 지난 5월 (이하 상주본)의 강제회수를 위해 불법소장자인 배익기씨의 집과 사무실 지인의 다방 금고 등 3곳을 수색했지만 실패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데요. 단속반은 “유력한 제보전화를 받고 한층 기대를 안고 수색했는데 은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분명히 집이나 사무실 등 본인의 통제가 가능한 곳에 숨겨 놓았을 것 같은데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는 겁니다. 2015년 배씨 집에 난 화재로 불에 그을린 일부가 공개(2017년)된 이후 5년 이상 행방이 묘연한데요. 제대로 남아있기는 한지 어떤지 도통 알 수 없으니 정말 속터져 죽을 노릇입니다. ■1조원 가치라고… 이 즈음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가 있습니다. 배익기씨는 “의 ..
"안중근 의사의 글씨 31점이나 보물입니다"…이의있습니까 “아니 너무 많은 거 아닙니까?” 며칠전 이주화 안중근의사기념관 학예팀장이 약간 곤혹스런 전화를 받았습니다. 얼마전 문화재청이 안중근 의사의 유묵 5점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거든요. 일종의 항의 전화 요점은 이겁니다. 역사상 3대 명필 중 두 분인 한호 석봉(1543~1605)이나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작품도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예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두 분보다 결코 잘 썼다고 할 수 없는 안 의사의 유묵이 너무 많이 보물로 지정되는거 아니냐, 뭐 이런 문제제기 였습니다. ■개인최다 33점이 보물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5점은 안중근 의사(1879~1910)가 중국 뤼순(旅順)감옥에서 순국하기 전인 1910년 3월에 쓴 유묵입니다. 이중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는..
1437년 세종대왕이 관측한 그 별…579년후 알고보니 신성폭발이었다 2022년 6월 21일은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우주궤도에 안착한 날이죠. 이제 자력으로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지구 상공 700㎞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7번째 국가(러시아·미국·유럽·중국·일본·인도)가 되었는데요.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지 우주에 갈 수 있는 우주독립을 실현했다 할까요. 벌써 2030년이면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와 탐사선을 달에 보내고, 나아가서는 화성까지 탐사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답니다. ■“우주로 나가라”는 홍대용의 설파 명색이 ‘히스토리텔러’인 저는 몇몇 칼럼에 주목했어요. 과거 천문·우주를 향한 가없는 호기심과 관심을 쏟았던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분은 원래 우리 조상들은 세계최고의 ..
“50억원 유혹도 ‘만장일치’로 뿌리쳤다”…겸재 정선 화첩의 ‘선한 귀환’ “뭔가를 주려면 기꺼이 줘야 합니다.” 2005년 10월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에레미아스 슈뢰더 아빠스(원장)가 (21점)을 기증하며 언급한 담화문 중 한 구절입니다. 슈뢰더 원장의 담화문을 더 볼까요. “우리는 한국인과 한국 역사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겸재 정선 화첩’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12명으로 이뤄진 수도원 장로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반환결정은 올바른 것이며,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은 1911년과 1925년 한국을 방문한 노르베르트 베버(1780~1956) 신부가 가져간 그림첩이었습니다. 화첩은 ‘금강내산전도’와 ‘만폭동도’, ‘구룡폭도’ 등 금강산 그림 3폭과, 태조 이성계(재위 1392~1398)가 함흥의 고향집에 심었다는 소나무를 그린 ‘함흥본궁송도’ 등 18폭이 담..
세종대왕이 18왕자를 2열횡대로 세웠다…숨어있던 19남 나타났다 얼마전 ‘인종대왕 태실’과, ‘장조(사도세자)·순조·헌종 태봉도’(3점)가 보물로 지정예고됐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왕실의 태를 묻은 태실(인종태실)과, 태실의 위치도를 그린 태봉도 3점(장조·순조·헌종)의 문화유산 가치를 평가한 건데요. 태는 태아를 싸고 있는 조직입니다. 산모가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태반과 탯줄’을 가리킵니다. 궁금증이 생기죠. 아무리 왕실 자녀의 태라지만, 어떤 의미가 있기에 국가지정문화재로 대접해준단 말입니까. ■“탯줄이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 1570년(선조 3) 2월1일 을 볼까요. “태실을 조성하는 풍습은 신라와 고려 사이에 생겼는데, 예부터 중국에는 없었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김유신 열전’은 “김유신(595~673)의 태를 높은 산(충북 진천)에 묻었는데,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