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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 캐스트-흔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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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세종 vs ‘둔재’ 김득신의 독서왕 대결 “(세종은) 책을 100번씩 반복해서 읽었다. 과 같은 책들은 200번 읽었다. 몸이 아파도 마찬가지였다. 보다 못한 아버지(태종)가 환관을 시켜 책을 다 거두어갔다. 그런데 한 권이 병풍 사이에 남아 있었다. 세종은 이 책을 1100번 읽었다.”( ‘세종조고사본말’) ■세종의 ‘자뻑’, ‘나보다 책 많이 읽은 자 나오라그래!’ 역대로 가장 많은 독서량을 자랑한 군주는 역시 만고의 성군인 세종대왕을 꼽을 수 있다. 서거정(1420~1488)의 수필집인 를 인용한 은 ‘독서계의 레전드=세종’의 일화를 전한다. 백곡 김득신이 78살 때 쓴 글씨. 당나라 이백의 한시다. ‘9월9일 중양절 용산에 올라 술을 마시니 산 국화가 쫓겨난 신하를 비웃는 듯하네. 취기에 얼핏 바람에 날리는 모자를 보고 춤추며 달을 보노..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 vs 예겸' 한 중 시문배틀의 승자는 누구였을까 “(명나라 사신) 예겸이 정인지에게 ‘그대와 나누는 하룻밤 대화가 10년 동안 글을 읽어서 얻는 소득보다 낫습니다’라 했다.”() “예겸이 두 선비(신숙주·성삼문)을 사랑하여 형제의 의를 맺고 시를 계속 주고받았다. 예겸이 귀국할 때는 눈물을 닦으며 이별했다.”() “(안평대군의) 글씨는 보통 솜씨가 아니다. 이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 1450년(세종 32년) 윤 1월1일 명나라 사신 예겸(1415~1479)이 조선을 방문했다. 막 즉위한 명나라 경태제(재위 1449~1457)의 등극조서를 조선에 반포하기 위함이었다. 조선땅을 밟은 예겸은 당대 세종대왕이 직접 키운 집현전 학사들인 정인지·신숙주·성삼문 등과 치열한 ‘시문 배틀’을 벌였고, 그렇게 겨룬 시문 37편을 골라 두루마리 시권으로 엮었다. 길..
‘고양이집사’ 숙종의 퍼스트캣 ‘김손’ 스토리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스스로 ‘집사’라 낮추고, 고양이를 ‘주인님’이라 한단다. 한없이 애교를 부리는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스스로를 주인과 동격이거나 아니면 자기 집을 관리하는 집사 취급한다고 해서 일컫는 말이다. 가히 ‘지금은 냥이의 전성시대’인 듯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키우는 고양이 ‘찡찡이’는 유기묘에서 일약 ‘퍼스트캣’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찡찡이’가 첫번째 퍼스트캣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40여년전 조선조 숙종(재위 1674~1720)에게 퍼스트캣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김손(金孫) 혹은 ‘김묘(金猫)’였다. 이하곤의 ‘서궁묘사’에 등장하는 숙종과 김손 이야기. 숙종이 죽자 고양이 김손이 빈전을 우러러 통곡했으며 수십일간 곡기를 끊고는 결국 굶어죽었다는 내용이다. ■“수 틀리면 쿨하게..
굴원의 용선, 수로왕의 용선, 남북단일팀의 용선 스포츠 종목 중에 카누 용선(龍船·드래곤 보트)이 있다. 중국을 비롯, 동남아시아에서 성행하다보니 18일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별 관심 없는 종목이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 같다. 남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해서 출전하는 덕분이다. 용선은 특히 10명의 패들러(사공)와 키잡이, 드러머(북 치는 선수) 등 12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경쟁하는 종목이다. 남녀별로 8명씩(예비 2명씩 포함)의 남북한 선수들이 선발됐다. 카누 용선 남북단일팀 선수들이 충북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합동훈련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애국시인 굴원이 절망한 이유 용선은 스포츠로서는 매우 생소한 종목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그 뿌리를 더듬으면 2300년..
제자(왕건)와 스승(희랑대사), 1100년만의 만남이 성사될까 “북의 왕건과 남의 희랑대사, 두 분 ‘스승·제자’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건국(918년) 1100주년을 맞아 올 12월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을 준비중이다. 국내외에 흩어진 고려유물 300여점의 출품이 확정되었다. 청자사자형 향로를 비롯해 국보 20건, 보물 28건이 등장한다. 고려문화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특히 학수고대하고 있는 것은 북한 소재 고려문화재의 대여전시이다. 이미 북한측에 대여를 요청할 평양 조선중앙력사박물관 소장 유물 17점의 목록을 통일부에 제출했다. 그 중의 ‘고갱이’는 바로 고려의 창업주인 태조 왕건의 동상과, 왕건의 스승으로 알려진 희랑대사 조각상(해인사 소장·보물 제999호)의 동반 ..
박물관 수장고에서 건진 보물, ‘대동여지도’ 다른 것도 아니고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찾아낸 보물이 있다. 놀라지마라.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국립중앙박물관에는 41만점에 달하는 유물이 있다. 물론 절대다수는 잘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한국전쟁 등 워낙 파란만장한 역사를 겪어온 나라가 아닌가. 즉 일본인이 발굴·소장하던 유물을 인수받았고, 한국전쟁 때 유물이 이곳저곳으로 피란한 이력까지 있으니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웠다. ■김정호는 왜 대동여지도를 만들었을까 수장고에서 발굴한 대동여지도의 경우를 보자. 대동여지도는 고산자 김정호의 역작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호는 대동여지도의 서문에 해당되는 ‘지도유설’에서 춘추전국시대 손자의 글을 인용해서 지도의 제작목적을 밝혔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국방상의 요충지를 ..
조선의 인디아나 존스 추사 김정희의 역대급 발견 “나는 본디 금석에 벽이 깊은데(我本癖金石) 그대는 시 노래를 절로 잘했네.(君自善歌詩)~”( 9권) 추사 김정희(1786~1856)는 글씨면 글씨, 그림이면 그림, 시면 시, 경학이면 경학, 못하는 분야가 없어서 ‘해동의 천재’ 소리를 들었다. 그 중에서도 추사가 스스로 특별히 자랑한 분야가 있었으니 바로 ‘금석벽’이었다. 벽(癖)이란 시쳇말로 ‘마니아’ 혹은 ‘덕후’로 표현할 수도 있으니, 추사는 ‘금석 덕후’ 혹은 ‘금석 마니아’라 칭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북한 고고학자 도유호(1905~1982)가 1961년 남북한을 통틀어 최초로 펴낸 고고학개설서()에서 추사를 ‘최초의 근대적 고고학자’로 꼽았다. 하기야 금석학이란 고동기의 명문이나 석각을 연구하는 학문인데, 고고학의 한 분야라 할 수 있다. ..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백제 무왕릉, 이젠 확실한가 “익산 쌍릉의 주인공은 서동왕자, 백제 무왕이었다 ” ‘50~70대 남성 노년층. 연대는 서기 7세기 중반. 키는 161~170.1㎝’ 지난 4월 전북 익산 쌍릉(사적 87호)의 대묘(대왕릉)에서 확인된 인골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선화공주와의 혼인 등 서동설화의 주인공인서동백제 무왕(재위 600~641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쌍릉 중 규모가 큰 대왕릉이 서동설화의 주인공인 백제 무왕의 능묘라는 학설이 유력했는데 이번에 인골분석으로 ‘쌍릉=백제 무왕설’에 더욱 무게를 둘 수 있게 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북 익산 쌍릉에서 발굴한 인골과, 3D프린팅으로 재구성한 복제뼈 등을 공개했다. |김기남 기자 ■무왕의 서거년(641년)과 비슷한(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