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345)
남달랐던 조선왕실의 태교법 “나라를 세운 것은 임금을 위해서인가. 백성을 위해서인가.”(임금 영조) “임금도 위하고 조선도 위해서입니다.”(세손 정조) “대답이 좋지만 분명히 깨우치지 못했구나. 나라를 세운 본뜻은 백성을 위해 세운 것이다. 하늘이 임금을 세운 것은 스스로를 받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봉양하기 위해서다. 민심을 잃으면 임금이 되고 싶어도 될 수 없느니라. 스승보다 더 백성을 두려워 해야 한다.”(임금 영조) 1575년 태어난 ‘경룡 아기씨’(광해군)의 태를 묻었다는 내용을 담은 태지석과 태항아리. 보물 1065호로 지정됐다. 1762년(영조 38년) 4월 25일 11살짜리 세손 이산(정조)이 69살 할아버지 영조 임금과 일문일답식 구술시험을 치렀다. 사부로부터 배운 지식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날의 대화는 ..
황희 정승 스캔들의 내막 이번 주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의 주제는 ‘황희 스캔들에 얽힌 사연’입니다. 황희 정승이 누구입니까. 어진 재상이라 하기도 하고, 청백리의 상징이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실록을 보면 좀 다른 평가가 있습니다. 어진 재상이고, 검소하기는 했지만 청렴하지 못했고, 대사헌 시절에는 황금을 뇌물로 받아 ‘황금대사헌’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역적의 아내와 간통했다는 충격적인 내용까지 기록돼있습니다. 그렇다면 황희는 두 얼굴의 재상이었던 걸까요? 이번 주 팟캐스트는 이 황희 정승을 둘러싼 기막힌 스캔들의 사연을 풀어드릴까 합니다. 과연 황희 정승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편찬자들이 비상대책회의까지 열어 다뤘던 황희 스캔들의 내막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사람들이 우러..
투탕카문과 네페르티티 왕비 1922년 11월 고대 이집트의 ‘소년왕’인 투탕카문(Tutankhamun·투탕카멘) 무덤이 발굴되자 심상찮은 소문이 돌았다. 관 뚜껑에 ‘파라오(왕)의 잠을 깨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10살 무렵(기원전 1361년) 즉위한 뒤 19살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요절한 소년왕의 ‘저주’라는 것이었다. 5개월 후인 1923년 4월 무덤 발굴을 후원한 영국의 카나본 경이 공교롭게도 면도 중에 생긴 상처 부위를 모기에 물린 뒤 폐혈증으로 사망했다. 투탕카문 미라의 얼굴에 난 상처와 똑같은 부위였으니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었다. 독일 베를린 노이에스 박물관에 소장된 네페르티티 흉상. 독일 고고학자 루트비히 보르하르트가 1914년 이집트 텔 엘 아마르나에서 발굴한 뒤 독일로 ..
지구인 바이러스의 화성 침공 알다시피 화성의 영어이름(Mars)은 로마 신화 속 전쟁의 신인 ‘마르스’에서 따왔다. 화성이 마치 전쟁의 불길처럼 붉은 빛을 띠었기 때문이다. 철이 산소와 결합, 즉 산화해서 녹이 슨 붉은 빛의 산화철이 화성 표면에 가득한 탓인지를 예전 사람들이 알리 만무했다. 기괴스럽기까지 한 붉은 화성을 바라보는 동서양의 정서는 같았지만, 동양인들의 표현이 좀 더 심오했다. 형혹(熒惑)이라 했으니까…. 미항공우주국(NASA)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의 모습. 과학자들 일각에서는 지구의 세균이 오히려 화성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형(熒)은 등불이라는 뜻도 있지만 현혹시키다는 의미도 있다. 따라서 동양에서 화성(형혹)은 전란의 조짐을 뜻하기도 했지만,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기분 나쁜 ..
기생 화대까지 훑어간 애국기 헌납운동 팟 캐스트 이번 주 주제는 ‘기생의 화대까지 거둔 일제하 애국기 헌납운동’ 편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일어난 수많은 친일 사례 가운데서도 극적인 친일행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일제의 침략전쟁에 쓰인 비행기 헌납행위일 것입니다. 물론 전쟁의 광란 속에서 일본인들은 물론 조선의 장삼이사까지 강요된 운동이었습니다. 그래서 크흘리개 아동부터 기생들의 화대까지 거둬들인 것이지요. 하지만 일제에 아부하려고 지금으로 치면 수 십 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을 쾌척하면서 비행기를 헌납한 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일제는 쾌척자의 이름을 딴 비행기 명명식을 열어 격려해주었다지요. 그걸 또 선전 제목으로 삼아 전국 방방곡곡의 모범사례로 소개해서 저인망식 헌..
죽음의 섬이 된 '레즈비언' 섬 “제발 레스보스 섬 주민들에게만 ‘레즈비언’이라는 말을 쓰게 해달라.” 2008년 에게해의 레스보스(Lesbos) 섬주민들이 그리스의 동성애 단체인 레즈비언 협회를 상대로 ‘레즈비언’ 단어의 사용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레스보스 주민을 뜻하는 ‘레즈비언(Lesbian)’ 용어를 동성애자들에게 빼앗겨 정신적·도덕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소송은 아테네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영국의 더타임스도 이 사건을 그해 ‘세계 10대 황당·엽기 소송’에 등재했다. 주민들 스스로를 ‘난 레즈비언입니다’라 소개해야 했던 게 불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동성애자를 지칭하는 유럽행 난민들의 첫 기착지인 그리스 레스보스 섬을 출발해 아테네 피레우스 항구로 향하는 배 위에서 한 소년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해를 지켜보고..
'코드 애덤' 사건을 아십니까 1981년 7월 27일 6살 꼬마 애덤 월시(사진)는 엄마를 따라 미국 플로리다 주 헐리우드의 시어스 백화점을 찾았다. 꼬마는 엄마가 계산하는 사이 비디오 게임방에서 놀고 있었다. 마침 비디오게임방에서 다툼이 벌어졌고 보안요원은 그 안에 있던 아이들을 모두 내보냈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엉겁결에 게임방을 나온 애덤이 실종되기까지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창졸 간에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가 애타게 찾았지만 소용 없었다. 사건발생 14일 후인 8월10일 백화점에서 190㎞나 떨어진 수로에서 심하게 훼손된 꼬마의 시신이 발견됐다. 유력한 용의자는 오티스 툴이라는 인물이었다. 그의 캐딜락 승용차에서 피묻은 카펫 등을 발견했다. 그러나 경찰은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다. 카펫은 물론 승용차까지 잃어버린 것이다. 19..
소동파는 왜 고려를 증오한 '혐한파'가 되었을까 소동파를 아십니까. 북송시대의 대문호입니다. 당대 고려에서는 소동파 열풍에 휩싸였습니다. 고려의 문호 이규보는 '소동파의 문장은 금은보화가 가득 찬 부잣집 같다'고 했고, 이제현은 '소동파 가문의 3명, 즉 소순 소동파 소철 등을 가리켜 천리마와 봉황 같다'고 극찬했습니다. 아니 오죽했으면 김부식의 아버지 김근은 두 아들의 이름을 소식(소동파)과 소철 형제의 이름을 따서 부식과 부철로 지었겠습니까. 요즘 중국에서 한류가 유행이라지만 고려시대 때는 소동파를 대표로 하는 '송류'가 풍미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고려와 고려인들이 그토록 존경하고 사랑했던 소동파가 고려와 고려인들을 무지 싫어했다는 것입니다. 아니 싫어한 정도가 아니라 혐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동파는 왜 그렇게 고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