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360)
김대성은 석굴암 부실공사의 '원흉'이었다 한 2년 전인가. 석굴암에서 20여 곳의 균열이 보였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허겁지겁 안전진단이 펼쳐졌고, 유네스코 전문가까지 와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 보고 돌아갔습니다. 결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소동을 보면서 옛 기록을 찾아보니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습니다. 석굴암은 창건당시부터 부실공사였다는 것입니다. 에 분명히 나오는 기록입니다. 천장 덮개돌을 올릴 때 그 엄청난 무게의 돌을 9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려 삼등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삼등분 난 돌을 그대로 덮개돌로 마무리하고는 공사를 끝냈다는 것입니다. 이 무슨 일일까요. 전문가들은 석굴암 공사의 총책임자인 김대성이 왜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여러 각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부실공사의 결과물..
애완동물은 왜 망국의 조짐인가 ‘춘추 5패’ 중 한 사람인 초 장왕(재위 기원전 614~591)에게 아끼는 말(馬)이 있었다. 장왕은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수 놓은 옷을 입히고, 화려한 집에서 기르면서, 침대에 눕게 하고, 대추와 마른 고기를 먹였다. 그런데 그렇게 끔찍하게 사랑했던 말이 죽고 말았다. 얼마나 먹였던지 살이 쪄서 죽은 것이다. 슬픔에 빠진 장왕이 신하들에게 명한다. “대신들은 모두 상복을 입어라. 말의 시신은 대부(大夫·재상 바로 밑의 고관대작)의 예절로, 즉 속널과 바깥 널을 구비한 관곽에 안장하고 장례를 지내라.” 대신들은 “말이 죽었을 뿐인데, 무슨 대부의 예로 장사를 지내냐”며 극력 반발했다. 왕은 “누구든 반대하는 신하는 죽여버린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 때 우맹이라는 사람이 나섰다. 본래 초나라 음악가였던..
청와대 진돗개는 왜 '의문의 1패'를 당했나 대통령이 키우는 반려견에게 ‘퍼스트도그(Firstdog)’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퍼스트도그’는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고독한 최고권력자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이기도 하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진정한 친구를 원한다면 개를 키우라”고 했을 정도였다. ‘퍼스트도그’는 대통령이 대중적 이미지가 필요할 때는 최측근 ‘정치견(犬)의 신분’으로 활약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반려견인 보(7살)과 써니(4살)는 대통령 취임일에 미셸 여사 옆에서 하객들을 맞이했고, 부활절에는 계란굴리기 행사에도 나섰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반려견 팔라는 1주일에 수천통의 펜레터를 받는 ‘인기견’이었다. 루즈벨트는 펜레터를 일일이 읽고, 답장을 보내주느라 집무시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리처..
인조반정 쿠데타군의 비밀훈련장 최근 민통선 이북지역인 파주 덕진산성에서 고구려 시대 유물이 출토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 그러나 이곳은 조선시대 인조반정군이 반란을 꾀하며 훈련했던 역사적인 장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 덕진산성은 어디인가. 임진강 하류, 곡류지점에 초평도라는 섬이 있다. 초평도는 176만5000평방미터 크기의 무인도. 섬전체가 갈대밭과 수목으로 되어 있으며, 만수위 때나 비가 많이 내릴 때면 상당부분이 물에 잠기기 일쑤인 곳이다. 이 초평도 서북쪽, 즉 임진강 북안에 백제시대 때 처음 쌓은 곳으로 보이는 쇠락한 산성이 하나 있다. 그곳이 덕진산성이다. 덕진산성을 찾으려면 통일대교(문산읍 마정리) 혹은 전진교(파평면 율곡리)를 통해 민간인 통제선을 지나야 한다. 군부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길목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
'허수아비' 대통령과 '참새' 시민 32년 고구려 대무신왕은 부여군의 반격에 고전하다가 수렁에 빠졌다. 그러자 대무신왕은 허수아비 부대를 진열해놓고는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364년 신라 내물왕은 왜병의 공격에 맞서 허수아비 수천개를 토함산에 세워놓고 용맹한 군사 1000명을 매복시켰다. 깜빡 속은 왜병은 신라 매복병에 말려 전멸당하고 말았다. 또 있다. 당나라의 작은 마을 현령 장순은 난을 일으킨 안록산 부대와 60일이나 맞서 싸웠으나 화살이 바닥났다. 장순은 꾀를 냈다. 홍성담 작가의 박대통령 풍자그림 ‘세월오월’. 대통령을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허수아비로 그렸다.|연합뉴스 야음을 틈타 볏짚으로 만든 허수아비 1000개를 내려보냈다. 적의 공격인줄 착각한 안록산 부대는 화살 수십만개를 쏘았다..
앙드레 김 '김봉남'과 차은택 '민머리' ‘(앙)뇽하세요. (드)자이너에요. (레)이름은요. (김)봉남이에요.’ 한때 유행했던 ‘앙드레김’ 소재의 4행시다. 이 4행시의 유래를 알면 좀 씁쓸하다. 1999년 8월 24일 옷로비 사건을 다룬 국회청문회장에 색조 화장에 하얀 재킷을 입고 출석한 이가 있었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씨였다. 김씨는 증인선서에서 ‘주민번호 350824…이름 앙드레김’이라 했다. 목요상 국회 법사위원장이 ‘예명 말고 본명을 대라’고 닥달했다. 그러자 앙드레 김씨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김봉남’이라 답했다. 세련미의 극치를 자랑한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나이가 벌써 64살이고, 본명 또한 그렇게 토속적이라니…. 방청석은 웃음바다로 변했고, ‘앙드레 김’은 아무 잘못도 없이 ‘김봉남’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놀림감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도 '넘버 3' 진성여왕은 자진 하야했다. 897년 신라 진성여왕이 하야를 선언합니다. 국정 파탄의 책임을 “과인이 부덕한 탓”이라고 돌리고 깨끗히 물러납니다. 여왕에게 아들이 2명 이상 있었지만 오빠의 서자(효공왕)에게 왕위를 물려줍니다. 진성여왕은 왜 자신사퇴, 즉 하야의 길을 선택했을까요. 진성여왕 시대의 신라에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요. 왜 서라벌 번화가에 ‘여왕이여~ 당신 측근들의 국정농단 때문에 곧 망할 것’이라는 벽보가 붙었을까요. 진성여왕은 역사가 김부식의 평가처럼 음란하고, 게다가 측근정치에 휘말려 나라를 망국의 길로 접어들게 만든 혼군이었을까요. 표면적인 기록을 보면 마냥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평가를 내려서는 안됩니다. 그래도 진성여왕은 모든 책임을 지고 깨끗히 자리에서 물러났으니까요. ..
‘넘버 3’ 황제와 ‘구천구백세’ 실세 1624년(인조 1년) 반정 이후 새 임금(인조)의 즉위를 중국 조정에 고하고 귀국한 홍익한(1586~1637)은 매우 의미심장한 명나라 소식을 전한다. “글쎄, 중국 명나라에서 지금 천하의 권세를 가진 첫번째는 태감 위충현이고, 둘째는 객씨이고, 셋째가 황제(희종)이라 합니다.”() 지금 명나라의 권력서열을 따지면 ‘넘버 1’은 환관 위충현, ‘넘버 2’는 황제의 유모(객씨)이며, 만백성의 어버이여야 할 황제는 ‘넘버 3’라는 이야기가 퍼졌다는 것이다. 황제는 1620년 부왕인 광종이 즉위 29일만에 급서하자 16살의 나이에 아무런 준비없이 황위에 올랐다. 목공일에 빠져 모든 정사를 환관 위충현과 유모 객씨에게 넘겼다. 청나라 시대 환관. 황제의 측근에서 종종 실권을 휘둘렀다. 그 같은 위충현과 객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