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의 역사 (341)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무성 대표의 큰절이 왜 과공비례인가 “그야말로 상상에서나 나올 기묘한(peculiarly fanciful) 모습이었다.” 1883년 9월 18일 미국 뉴욕 23번가 피브스 에버뉴 호텔 1층 대연회장에서 역사적인 행사가 열렸다. 조·미 수호조약 체결(1882년 5월22일)과 외교관계수립(1883년 5월13일)을 기념하여 조선정부가 파견한 사절단(보빙사) 일행의 국서제정식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말하자면 고종황제의 국서를 채스터 아서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행사였다. 미국 당시 미국언론은 정사 민영익, 부사 홍영식 등 11명으로 구성된 보빙사 일행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었다. “조선보빙사의 옷은 오페라 합창단에 등장하는 고위 성직자의 옷차림과 비슷했다. 높고 검은 원추형 모자를 쓰는데 마치 알프스 산맥의 농부가 쓰고 있던 모자와 흡사했다.. 소인배와 군자 사이, 삼전도 비문 논쟁 “황제가 우리나라(조선)에서 화친을 무너뜨렸다고 해서 혁연(赫然)히 노해서~곧바로 정벌에 나서~우리나라 임금(인조)과 신하의 죄는 더욱 피할 길이 없다.” 높이가 395㎝, 너비 140㎝에 달하는 삼전도비, 즉 ‘대청황제공덕비(大淸皇帝功德碑)’에 새겨진 비문은 쓰라린 역사의 상징이다. 비문을 쓴 이는 병자호란 당시 도승지와 예문관제학을 역임한 백헌(白軒) 이경석(李景奭·1595~1674년)이다. 이경석이 현종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궤장. 일흔살 이상의 명망 높은 노신에게 내리는 최고의 상급이다. 그러면 이 ‘치욕의 비문’을 쓴 이경석 역시 ‘치욕의 인물’인가. 그가 찬술한 이 삼전도비문은 그가 죽은 지 30~40년이 지난 뒤부터 벌어지는 노·소론 간 치열한 이념논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 참에 이경석이 .. 황성옛터와 궁예옛터 강원도 철원 평화전망대에 오를 때마다 필자는 왠지 ‘센티멘탈’해진다. 나즈막한 전망대 앞으로 펼쳐진 드넓은 평원의 이름은 풍천원이다. 그렇다. 저곳은 1100년 전인 905년 풍운아 궁예가 ‘대동방국’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태봉국의 도성터이다. 고구려의 후예를 자처하면서 영원한 평화가 깃든 평등세계를 꿈꿨던 궁예였다. 그렇지만 궁예의 꿈은 불과 13년 만에 물거품이 된다.(918년) 철원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궁예의 태봉국 도성터. 휴전선(군사분계선)이 도성터를 딱 반으로 가르고 있다. “사졸들과 고락을 함께 해 인심을 얻었지만…나중엔 가혹한 정치로…궁궐만 크게 지어 원망과 비난을 자초했다”( 등)는 것이다. 왕건세력에 의해 축출된 궁예는 굶주림에 보리이삭을 몰래 끓여먹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김부식.. 정조의 침실은 '재난 콘트롤타워' 1783년 경기·호남·동북지역에 기근이 들자 정조는 침전에 ‘상황판’을 걸어놓았다. “침실 벽에 재해를 입은 지역을 세 등급으로 나누어 고을의 수령 이름을 써놓고, 세금을 감면하거나 구휼을 마칠 때마다 그 위에 기록했다.”() 정조의 어찰. 정조는 밤새도록 보고서를 보고 경향 각지 백성들의 삶을 살피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정조가 침실을 ‘재난 컨트롤타워’로 삼아 진두지휘한 까닭은 명쾌했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으니 곤경에 빠진 백성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과인의 마음도 편안해진다”는 것이었다. 3600년 전 상나라 창업주 탕왕은 7년간이나 가뭄이 계속되자 ‘희생양’을 자처했다. 머리카락과 손톱을 자른 뒤 백마를 타서 희생의 모양새를 갖추고는 상림(桑林·뽕나무밭)에 들어가 기도를 올렸다. 거기서 ‘문.. 조선에 전깃불이 처음 켜진 날 전기를 처음 발견한 이는 기원전 600년 쯤 고대 그리스 시대 철학자인 탈레스였다고 한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호박을 장식품으로 애용하고 있았다. 호박은 나무에서 흘러나온 액이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보석인데 문지를수록 아름다운 광택을 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닦으면 닦을수록 작은 종잇자국이나 나뭇잎 부스러기 들이 호박에 달라붙는다는 것이었다. 탈레스는 “마치 자석이 쇳가루를 끌어당기는 것처럼 마찰한 호박은 가벼운 먼지와 깃털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이상한 돌(호박)은 그리스어로 eleckton이라 하는데 오늘 날 전기를 electricity하는 것은 바로 이 호박의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것이다. 하지만 탈레스를 비롯한 그리스 사람들은 왜 이와같은 정전기가 발생하는지 알지 못했.. 못말리는 동이족의 술사랑 “이건 술이야.” 1974년 초겨울. 중국 허베이성(河北省) 핑산(平山). 전국시대(BC 475~BC 221) 중산국(中山國)의 왕릉터에서 흥미로운 유물1만9000여 점의 유물이 쏟아졌다. 그 가운데 액체가 가득 찬 병들이 다수 보였다. 조심스레 분석하던 학자들은 깜짝 놀랐다. 곡주(穀酒) 성분이 분명했던 것이다. 결국 그것은 2300년 된 술이었다. 예로부터 중산국의 술은 전설로 남을 만큼 유명하다. 중산국에 적희(狄希)라는 술의 명인이 있었다. 그가 만든 ‘천일춘(千日春)’은 대륙을 풍미했다. 어느 날 유현석(劉玄石)이라는 자가 적희를 찾아왔다. “술맛 한번 보게 해주시면….” 적희가 “아직 숙성이 덜 됐다”고 말렸다. 하지만 유현석은 막무가내로 마셔버렸고, 술에 취해 죽고 말았다. 그로부터 3년이 ..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정혼녀를 아시나요 이번 주 팟 케스트 30회는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정혼녀를 아시나요’입니다. 최근 문화재청이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부부를 모신 영원(英園·경기 남양주 홍유릉 경내)을 공개했답니다. 영친왕이 1970년 세상을 떠났다니까 45년 만이겠지요. 사실 영친왕이나 부인인 이방자(일본명 마사코)나 정략결혼의 희생양이라는 점에서 한많은 삶을 살았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그나마 두 사람의 혼백 만큼은 함께 묻혀 있지 않습니까. 그 결혼 때문에 평생 수절하며 살았던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가 영친왕의 정혼녀 민갑완 규수입니다. 10살 때 딱 한 번 본 남편감 때문에 61년 간이나 독신으로 살아야 했던 여인. 황실과 가문을 위해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살았던 그녀의 삶을 이번 주 팟캐스트에서 들어보십시요. 블로.. 휴전선 155마일 과연 맞나요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주도하는 ‘위민크로스 DMZ’ 행사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죠.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이자 대북 5·24조치 3년째인 24일 12개국 30여 명이 DMZ를 도보로 횡단하겠다는 계획인데요.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행사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지요. DMZ를 관할하는 유엔사도, 우리 통일부도 긍정적인 반응이랍니다. 5월 말엔 DMZ(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가 새삼 전세계의 주목을 받겠네요. 마침 장이 섰으므로 필자가 세계인의 검색어로 떠오를 DMZ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한번 다뤄볼까요. 정전협정문에 첨부된 휴전선(군사분계선)의 시작점. 분명히 임진강변 육상에서 시작되고 있다. 먼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휴전선 155마일(248..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