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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경남도지사 창원 | 권기정 기자 ㆍ“4대강 전면 중단하고 재설계해 낙동강 살려야” “잘못했으면 대통령도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죠. 저는 민주주의를 그렇게 배웠습니다.” 지난 10일 경남도민의 집(옛 경남도지사 관사)에서 김두관 경남도지사(51) 당선자를 만났다. 선입관일까. 그에게 ‘바보 노무현’의 냄새가 묻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3차례의 국회의원 낙선, 2차례의 도지사 낙선. 지역주의 앞에서 번번이 패배의 쓴잔을 마셨지만, ‘민주주의’ ‘지역주의 타파’ ‘지방분권’을 향해 도전한 이력 때문일 게다. 김 당선자는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문제를 빗대 “선거는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며 “민의를 수용하라”고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 때문에 동남권 신공항건설사업 등 지역 현안 사업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고 ..
김문수 경기도지사 대담 | 이기환 전국부장·정리 | 경태영 기자 ㆍ“확성기·삐라 등 대북정책 ‘하책’… 통일부 제역할 못해” 찰나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지난 11일 경기도지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문수 경기지사(59)는 4대강·세종시·통일정책·인적쇄신론 등 어떤 민감한 질문에도 거침없이 정제되지 않은 어투로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그 어떤 정치적인 수사도 쓰지 않았다. 총리의 대통령 면담 불발설에 대해서는 “총리가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천안함 이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하책(下策)”이라고 했다. 반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종교인들에 대해서는 “종교인은 특권층이 아니다. 해당지역 주민들이 좋다는데 왜 종교인들이 나서느냐”고 반문했다. ▲“총리의 대통령 면담 안만나 주겠다면 그만둬야 하지 ..
오세훈 서울시장 대담 | 이기환 전국부장·정리 | 임아영 기자 ㆍ“4대강 좀더 겸손했어야 … 광화문광장 ‘과욕’ 반성” “‘민심을 읽는 데 실패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터뷰 도중 반성, 소통, 겸손, 대화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이번 선거 결과를 의식한 말이었다. 분명 그랬다. 오 시장은 지난 4년 동안 여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그러고도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결과가 속속 나오자 선거에서 쉽게 이기리라 생각한 그였다. 힘겨운 선거 결과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터. 첫 재선 시장이란 기록을 남긴 오 시장을 지난 9일 서울시장실에서 만났다. 근소한 표차로 승리해 다소 위축되고 힘들었을 것으로 보였는데 오 시장은 의외로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 ㆍ“지역주의 뛰어넘어 ‘충청 대표주자’로 선택해 주신 것” ㆍ“원칙·상식 통하고 약자의 편에 서는 공직자 되겠다” -“처음이니까 그런 겁니다.” 지난 8일 저녁 대전 중구 선화동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 사무실을 찾았을 때 사무실은 업무보고를 하려는 충남도 공무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중앙일간지로는 처음으로 경향신문과 만난 안희정 당선자는 “사인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들었다”는 말에 무척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안 당선자와의 인터뷰는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스스로를 ‘폐족’으로 지칭한 안 당선자는 “원칙과 상식 그리고 지역주의 타파에 전력을 다한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 즉 민주정부 10년의 유업을 충남도를 이끌면서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를 통해 ..
강은 ‘자연의 뜻’대로 흘러가야 한다-<생명의 강> ▲생명의 강…샌드라 포스텔·브라이언 릭터 | 뿌리와 이파리 1901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이후 ‘홍수대책과 물 수요, 전력 수요’를 이유로 대규모 저수사업을 벌였던 미국. 그런데 97년 콜로라도 강에 글렌캐년 댐 건설을 강력하게 옹호한 바 있던 배리 골드워터는 “만약 지금이라면 (댐 건설에) 반대하겠습니까. 찬성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한다. “이젠 반대할 겁니다. 댐을 세우면 잃을 게 너무 많아요.” 무슨 말인가. 인간은 그동안 관개와 홍수 조절, 수력 발전, 생활 용수 공급을 위해 댐과 저수지를 만들고,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강바닥을 준설하고 제방을 쌓았다. 현재 전 세계 강바닥 가운데 60%가 각종 구조물에 의해 잘려있다. 저수 상태의 물은 바다로 자연스레 흘러가지 못한다. 때문에 멕..
비무장지대의 ‘초록빛 보고서’- 김호기 외 <DMZ 유럽행열차를 기다리며> ▲김호기 외 | 플래닛미디어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은 왠지 ‘슬픈 연가’처럼 뭇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곤 한다. 한반도를 반으로 가르고 있는 군사분계선이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는 탓일까. 분단과 냉전을 상징하는 비무장지대는 역설적으로 평화와 번영, 생태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분단의 상처로 태어난 DMZ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는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일종의 DMZ 보고서이다. 저자들은 4개월간 김포~고성 사이 비무장지대 일원을 답사했단다. 저자들은 분단·냉전이라는 ‘과거의 시간’에서 평화를 꿈꾸는 ‘미래의 시간’을 꿈꾸고 있다. 1만4800원
사라지는, 잊혀지는 과거를 그리워하다- 이호준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2…이호준 | 다할미디어 빈대떡과 생선구이, 낙지집이 도시 직장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서울 종로 뒷골목을 피맛골이라 했다. 그런데 지금 가보라. 이젠 포클레인이 푹푹 건물을 해체하는 살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도심재개발 사업을 벌인다나 어쩐다나. 다시 발길을 돌려 서울 삼청동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아보라. 박물관 앞마당에는 ‘추억의 거리’라 해서 1960~70년대 거리를 재현해놓았다. 약속다방과 소격이발소, 그리고 노라노양장점과 만화가게, 레코드점, 사진관 등 어릴 적 시절의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세상 참 무슨 조화인지…. 같은 서울 도심인데 어디는 깨부수고, 또 어디는 옛것을 추억한다며 다시 세우는 꼴이라니. 오래되어 더럽고, 불편하다 해서 깨부쉈지만, ..
‘사나이 책무’에 시달리는 한국남자들- 박노자 <씩씩한 남자 만들기> ▲씩씩한 남자 만들기…박노자 | 푸른역사 대한민국 남자들은 “행정서류가 잘못됐으니 다시 입대하라”는 악몽에 이따금 시달린다. 재입대해서 ‘진짜사나이’라는 군가를 부르며 훈련 받는 꿈을 꾼다. 그러면서 꿈에서도 “이것이 정녕 꿈이기를…”하고 간절히 바라다 깨는 일도 있다. 이렇게 악몽을 꿀 정도인데도 늘 “사나이는 군대 갔다와야 철이 든다”는 소리를 듣고 산다. 게다가 ‘태극전사’, ‘수출전사’라는 갑옷을 입고 나라와 가정을 책임져야 했다. 이렇게 ‘애국’과 ‘효’, ‘가족부양’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던 ‘대한민국 남성성’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1900년대 후반을 중심으로 ‘씩씩한 남자’의 ‘계보’를 캐냈다. 그에 따르면 구한말 양반과 평민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남성성은 사뭇 달랐다. 금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