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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그랜드캐니언…화산이 낳은 한탄강 주상절리 천지가 탄생한 자리에 고·현생 인류가 탄생한 시기, 즉 200만 년~1만 년 전 사이를 뜻한다.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인류기’라고도 한단다. 바로 그 시기였다. 한반도 중부, 그러니까 평강 서남방 3㎞ 떨어진 오리산(해발 453m)과 검불랑역 북동쪽 약 4㎞ 떨어진 680m 고지에서 용암이 분출된다. 그것도 한 두 번의 분출이 아니었다. 10여 차례나 흘러 나왔다. 철원 동주산성에서 바라본 평강지역. 화산이 폭발했던 오리산이 보인다. 화산폭발로 쌓인 용암 때문에 평강은 광활한 고원지대가 되었다. ■휴전선 너머에서 생긴 일 그런데 오리산과 검불랑에서의 화산 분출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거대한 폭발, 즉 증기와 용암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중심분출’이 아니었다. 벌어진 지각 틈 사이로 용암이 꾸역꾸역 흘러나오..
왼손경례와 무릎경례 축구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튀지니와 평가전을 펼칠 때 해프닝이 일어났다. 경기전 국민의례에서 기성용 선수가 왼손을 오른쪽 가슴에 올린 ‘왼손 경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기 성용 선수는 “경기에 집중할 생각에 빠져 있다가 실수한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설상가상 경기결과(0-1패)까지 좋지 않았던 탓인지 ‘국기에 대한 선수의 무례’를 꾸짖는 이들이 많았다. 대한축구협회는 브라질 월드컵 후 대표선수들의 국민의례법을 자체적으로 재정비했다. 즉 일렬로 어깨동무를 한채 서있고, 맨 오른쪽에 서있는 사람이 대표로 경례하는 방법으로 바꾸었다. 기성용 선수의 예처럼 다양한 동작과 표정이 행여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또 일사분란한 모습으로 애국가와 국기를 향한 예의를 표한다는 취지였다. 축..
카탈루냐 주민투표와 엘 클라시코 ‘엘 클라시코(El Clásico ) 스페인 프로축구(라 리가) 소속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대결을 일컫는다. 그런데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캄프 누)에서 벌어지는 엘 클라시코 경기에서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홈팀 바르셀로나가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상관없다. 경기시작 17분14초만 되면 캄프 누에 모인 9만5000여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 ‘in-inde-independencia(독립)!’을 한 목소리로 외친다. 왜 하필 17분 14초인가.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가 스페인의 필립 4세 군대에게 14개월이나 포위당했다가 패한 때가 바로 1714년이었다. 그만큼 1714년은 독립을 염원하는 카탈루냐 주민들에게는 통한의 해였던 것이다. 지금 바르셀로나 축구팀에는 FC(Futbol Club)..
아키히토 일왕이 찾은 고려신사에 담긴 '내선일체'의 흉계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1990년 일본을 방문한 노태우 대통령에게 속삭였다. “내 모계에 한국계 인물이 있는 것 같아요.” “일본 왕실에 한국계의 피가 흐른다”고 인정한 폭탄발언이었지만 당시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뜻밖의 ‘무플’이 불만이었을까. 아키히토는 11년이 지난 2001년 68회 생일을 맞은 자리에서는 공개적으로 “내 몸에 한국계의 피가 흐른다”고 선언했다. “에 ‘간무(桓武) 천황(재위 781~806년)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었다’는 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 밝혔듯이 고구려와 백제는 ‘부여’라는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따라서 일왕가의 뿌리는 백제는 물론 고구려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고구려 왕족인 고려약광을 모신 사당. 고려약광은 666년 고구려 사신단의 일원..
로켓맨과 惡통령 사이 … “무자비하게 징벌하리라. 날강도 미제와 함께 백년숙적 섬나라 오랑캐 무리… 특대형 매국노 박근혜와 그 가련한 일당….” 2014년 북한 인권문제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채택되자 조선중앙 TV가 내보낸 시 ‘징벌하리라’이다. 핵과 인권문제로 수세에 몰린 북한이 한국·미국·일본을 싸잡아 비난하는 시까지 발표한 것이다. 북한은 수가 틀리면 혈맹이라는 중국도 ‘줏대없는 나라’라 비꼰다. 북한 관리나 매체의 발언에서는 외교적인 수사(레토릭)란 있을 수 없다. 경향신문 박순찬 화백이 그린 트럼프와 김정은 캐릭터. 2015년 당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에게는 “교활한 속궁냥(속궁리)이 가소롭다”면서 “실로 돌미륵도 앙천대소할 일”이라는 기기묘묘한 표현을 썼다. 이것도 ‘양반’이다. 북한은 상대국 국가 지도자들의 ..
AK(아카보) 소총과 칼라시니프 동상 인류가 경험한 가장 가공한 무기는 원자폭탄이었다. 1945년 8월 일본 미군의 원폭 투하로 히로시마(인구 34만명)에서 최고 17만명, 나가사키(인구 24만명)에서 최고 8만명 등 25만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원폭투하는 단 두 번 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 ‘해마다’ 원폭 사망자수와 비슷한 25만명을 쏘아죽이는 무기가 따로 있다. 전세계에 1억정 이상 보급돼있으며, 대당가격도 평균 100~300달러에 불과하다. 모잠비크 국기와 짐바브웨·동티모르의 국장(國章), 그리고 헤즈볼라 깃발에 그려져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모스크바 중심가에 들어선 칼라시니코프의 동상 휴대폰보다도 가격이 싼 이 무기는 바로 1947년 구 소련의 미하일 칼라시니코프(1919~2013)가 개발한 AK-47 돌격소총이다. 러시아어인 ‘자동..
조선은 왜 천문관측에 목숨을 걸었을까 지난주엔 고려 조선의 빼어난 천문관측 사례를 더듬어보았습니다. 1572년의 ‘티코 초신성’과 1604년의 ‘케플러 초신성’ 등 밤하늘의 우주쇼를 조선의 천문학자들도 목격했으며, 등에 그 관측기록을 담았음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1604년 요하네스 케플러가 관측한 초신성의 경우 조선천문관리들이 4일이나 먼저 관측했습니다. 1572년 서양의 천문학자 티코 브라헤가 목격한 초신성의 경우 똑같은 날짜 에 기록됐습니다. 비단 서양에서도 거의 동시에 관측된 객성(초신성·신성·변광성)의 기록뿐이 아닙니다. 나 에는 서양에서는 관측하지 못한 중요한 객성 기록이 있습니다. 예컨대 1973년과 1074년 고려의 하늘에서 관측된 신성과, 1592~1594년 사이 15개월이나 목격된 변광성 및 신성 기록이 그것입니다. 천문관측..
하얀 코끼리와 코끼리 유배사건 1413년(태종 13년) 병조판서 유정현이 희한한 상소문을 올린다. “코끼리가 사람을 해쳤습니다. 사람이라면 사형죄에 해당됩니다. 전라도의 해도(海島)로 보내야 합니다.” 사람이 아닌 코끼리를 귀양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코끼리는 일본 무로마치 막부의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모치(源義智)가 바친 동물이었다.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외교선물이고, 게다가 생전 처음보는 신기한 동물이었다. 태종은 이 코끼리를 받아 삼군부(국방부)에서 키우도록 했다. 그러나 코끼리가 문제를 일으켰다. 공조판서를 지낸 이우(李玗)를 밟아죽인 것이다. 이우가 “뭐 저런 추한 몰골이 있냐”며 비웃고 침을 뱉자, 화가 난 코끼리가 사고를 쳤다. 가뜩이나 코끼리는 골치거리였다. 워낙 몸집이 큰 동물이어서 1년에 콩 수백석을 먹어대서 단..